'표준화 환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의료계에 꼭 필요한 직업이다.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침상에 누워있다. 어리숙해 보이는 의사가 환자를 진정시키려 애써보지만 환자의 상태는 나아지지 않는다. 의사는 환자의 몸 이곳저곳을 만져보기 시작한다. 이내 의사는 환자의 문제를 발견해내고 환자에게 병명을 말한다. 그러자 환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듯이 벌떡 일어나 활짝 웃는다.
위의 상황은 '표준화 환자'들이 일하는 모습이다. 표준화 환자들은 쉽게 말해 '가짜 환자'들이다. 표준화 환자들은 모두 연기자들로 병원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에 의사들이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도록 의사들을 교육하는 역할을 한다.
표준화 환자를 소개한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표준화 환자는 의사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실제처럼 연기해 의사들에게 '체험 교육'을 제공한다. 의대생이나 인턴 의사처럼 교육을 받고 있는 의사들은 표준화 환자들이 만들어낸 상황에 대처하며 의사로서 갖춰야할 자질들을 채우게 된다.
표준화 환자는 미국에서 만들어진 의료직업으로 미국의 워드 배로스 교수가 신경외과 수업에 처음 도입해 전세계로 퍼졌다. 표준화 환자는 의대 정규 교육과정 중 하나인 '진료 수행 평가'에 참가해 의대생이 적절한 후속 질문을 던지는지, 환자에게 설명을 잘 해주는지 등을 평가한다.
표준화 환자들은 보통 3~4시간씩 연기하고 시간당 1만5000원~2만원을 받는다고 한다. 주로 현역 연극 배우나 주부들이 부업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표준화 환자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돈을 번다기보다 의료 봉사활동을 한다고 생각하며 병원에 온다"고 자신이 이 일을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많은 사람들이 '의료직업'을 의사나 간호사처럼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만을 일컫는 말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표준화 환자'처럼 의료계에 종사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으며 이들은 모두 국민들에게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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