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어가고 있는데 행인들 눈에는 길바닥에 뿌려진 돈 밖에 보이지 않았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베네수엘라 볼리바르 주 우파타(Upata)에서 벌어진 잔혹한 광경을 전했다.
영상은 지난 금요일 도로를 달리던 한 운전자가 찍은 것으로 사고차량 주변으로 흩뿌려진 지폐를 사람들이 정신없이 줍는 장면이 담겨져있다.
사람들은 사고차량에서 떨어져 나가 처참한 상태로 죽어가는 피해자를 본척 만척 하고는 지폐를 줍는 데에만 열중한다. 어떤 부류는 피해자 중 한 사람의 가방을 열어 시계를 훔치기도 했다.
이 영상을 찍은 여성은 피해자를 한번 비추고는 무자비한 사람들을 향해 "이봐, 사람답게 살아. 그렇게 나쁘게 굴지마"라고 소리쳤다.
보도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일행 3명은 식량과 생필품을 사러 트럭을 타고 나섰던 길이라 많은 현금을 싣고 움직이고 있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1년간 무려 700%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며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경제적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 물건을 사려면 많은 양의 현금을 지니고 있어야한다.
빅맥 햄버거는 한화로 1만 5천원, 일반적인 아디다스 운동화 한 켤레에 1백 28만원이나 내야한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식량과 의약품이 부족해졌으며 약탈과 폭동 등이 일어나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사람들은 더욱 험악해지고 있다.
경제적 위기 속에 비정해진 사람들은 눈 앞에서 죽어가는 사람도 버려둔 채 돈을 긁어모으는 데만 열중한 것.
결국 모이세 아귀나갈데((Moises Aguinagalde)와 카를로스 레안(Carlos Lean)은 사망했고 동승했던 여성 아나이스 리엘(Anais Leal) 역시 중상을 입은 채 치료를 받고 있다.
누리꾼들은 "피해자는 사람들이 몰려오는 걸 보고 구하러오는 줄 알았다가 돈만 미친듯이 줍는 걸 보고 절망했겠다", "돈 줍는 사람도 살기 힘들어서 그런거니까 마냥 욕할 수 없다", "그래도 양심이 있어야지" 등 베네수엘라에 안타까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
ⓒ오펀 (www.ohfun.net)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ohfu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