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가 벌어진 현장에서 가장 바빴던 사람은 양복 입은 남자였다.
지난 22일 오후 2시 40분께(현지 시간) 영국 의회 인근에서 테러 공격이 발생해 경찰관 등 4명이 숨지고 최소 20명이 부상당했다.
테러로 인해 인근은 아수라장이 됐고 경찰, 소방관들은 시민들을 진정시키기에 바빴다. 그리고 그 때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소방관과 경찰들 사이에서 '양복'을 입은 한 남성이 포착됐다. 남성은 부상자의 옆에 꿇어앉아 출혈 부위를 압박하고 인공호흡 및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23일 미국 CNN의 보도에 따르면 양복 차림으로 부상자들에게 인공호흡을 실시했던 이 남성은 영국의 국회의원 '토비아스 엘우드' 외무차관인 것으로 드러났다. 엘우드 차관은 영국 보수당의 하원의원으로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관들 사이에 섞여 옴몸에 피를 묻혀가며 부상자를 도우려 했다.
엘우드 차관의 모습은 언론을 통해 세계에 알려졌고 시민들은 그에게 '영웅'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또 동료 의원들도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그의 순수한 마음이 의원의 명예를 높였다"며 경의를 표했다.
후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엘우드 차관은 과거 5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인도네시아 발리나이트클럽 테러로 동생을 잃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누구보다 테러로 인한 아픔을 잘 알고 있었기에 테러 현장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것.
급박한 테러현장에서 손과 얼굴에 피를 묻혀가며 부상자를 도우려 한 '국회의원' 엘우드 차관에게 전세계인들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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