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의 복합 스포츠센터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29명이 사망한 가운데 피해자 유족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돼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지난 21일 화재 참사로 아내를 잃은 류모(59)씨는 목욕탕을 간다고 나갔다가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온 아내의 시신을 보며 남편은 오열을 금치 못했다.
류씨는 숨진 아내의 손을 보고 원망 섞인 울분을 토해냈다.
아내의 손에 지문이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아내 시신을 확인해보니 지문이 다 사라져 있더라. 유리창을 깨려고 얼마나 애를 썼을까"
이어 류씨는 "아마 사우나 안에서 유리창을 깨려고 애를 쓰면서 손이 심하게 훼손된 것 같다"며 살기 위해 몸부림쳤을 아내 생각에 가슴 아파했다.
류씨의 아내는 두꺼운 외투만 걸친 채 불이 난 건물 2층 여자 목욕탕에서 처음 발견됐다.
손바닥이 심하게 훼손돼 있어 신분 확인이 어려웠다.
참사가 발생한 날 밤 11시가 넘어서야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남편은 "아내가 옷가지라도 걸치고 탈출하려다 시간을 놓친 것 같아 더욱 가슴 아프다"고 울부짖었다.
이번 대형 참사로 2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서울병원장례식장, 명지병원장례식장, 제일장례식장, 세종장례식장, 보궁장례식장 등으로 분산돼 안치됐다.
제천시는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 희생자들을 위한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기로 유족들과 합의했다. 합동 분향소는 제천체육관에 마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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