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문제를 틀릴 수 있지?"
숙명여고 쌍둥이 시험지 유출 사건의 결정적 증거가 된 문제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너무나도 쉬운 문제였던데다 출제 담당 교사가 실수로 정답용 답안지에 오답을 적었는데 쌍둥이 동생만이 그 오답을 적어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MBC 'PD수첩'은 숙명여고 교무부장 쌍둥이 자녀 사건과 관련해 고교 내신 비리를 취재한 '대학으로 가는 길 가짜학생부' 편을 방영했다.
이날 방송에서 숙명여고 교감 선생님은 논란을 낳았던 쌍둥이들과 관련된 또 하나의 사건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1학기 2학년 중간고사 화학시험에서 교무부장의 쌍둥이 딸 중 동생이 출제자의 오류로 잘못 기재된 정답지 상의 답안을 똑같이 적어 제출했다는 것이다.
"(가)와 (나)에 포함된 수소 원자수 비를 가장 간단한 정수로 나타내시오"
H가 수소를 뜻하는 기호라는 건 중학생 정도면 알고 있는 상식.
(가)에 포함된 수소 질량비는 1/11, (나)에 포함된 수소 질량비는 1/15이다.
'(가):(나)=1/11 : 1/15'를 가장 간단한 정수비로 나타내기 위해 양쪽에 분모인 11과 15를 동시에 곱하면 15:11이라는 답이 나온다.
그런데 최초의 정답은 10:11이었다.
학생들이 답에 이의를 제기하자 출제 담당 교사는 실수를 인정하고 답을 정정했다.
답안지를 작성하다가 편집 상의 실수를 했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최초 정답 10:11로 적어낸 학생은 전교생 중 단 한명, 이과 1등을 했다는 그 쌍둥이 동생이었다.
이 문제는 말만 화학이지 사실상 문제풀이 방식은 곱셈과 나눗셈, 분수의 개념을 배우는 초등학교 3~4학년 수준의 수학문제다.
물론 누군가는 틀릴 수도 있는 문제지만 전교1등이 틀릴 문제는 전혀 아니다.
누리꾼들은 "실수로 11:15라고 답을 적어낼 수는 있겠지만 '10'이라는 숫자가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정말 몰라서 답을 찍는다 해도 문제에 나와있는 숫자들로 조합하기 마련인데 '10'이라는 숫자가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교무부장 딸이 답안지를 유출해 최초 답안지를 보고 달달 외워 그대로 답을 적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누리꾼들은 "이 문제를 틀린 것도 어이없지만 원래 정답 그대로 적어낸 게 화가 난다"며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이 쌍둥이 학생들은 1학년 1학기 때만 해도 성적 면에서 최상위권이 아니었다.
쌍둥이 동생은 전교 59등, 언니는 전교 121등이었는데 2학기가 되자 동생은 전교 2등, 언니는 전교 5등으로 등수가 껑충 뛴다.
그동안 교육계와 통계학에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단기간에 이룬 경이로운 성적 상승이다.
2학년 1학기에는 둘 다 문이과 전교 1등이 됐다.
자매가 동시에 성적이 급등하자 숙명여고 학생들 사이에서는 "쟤네 뭔가 있다"며 의심하는 시선이 쏠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난이도 하급의 문제를 쌍둥이 동생 혼자서만 최초 정답인 오답과 같게 적어내자 그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편 지난 23일 서울수서경찰서는 쌍둥이 딸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해 분석한 결과 시험문제 유출로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됐다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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