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 농촌 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노동자 상당수가 '종이돈'으로 사기를 당하며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주노동자 인권 및 노동권 실현을 위한 대구경북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대구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천에서 발생한 외국인노동자 노동 착취 사건을 지적했다고 10일 노컷뉴스는 전했다.
연대회의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2년 동안 매일 하루 9시간 이상씩 양파밭, 마늘밭 등에서 일하고 가짜 돈인 ‘종이쿠폰’을 받았다.
파견용역자 A씨는 외국인노동자들이 한국어와 한국 법규를 잘 모른다는 점을 악용해 돈 대신 종이 쿠폰을 임금 명목으로 지급해 나중에 환전할 수 있다며 속였다.
이런 방식으로 A씨는 농장주로부터 노동의 대가를 받는 대로 모두 자신이 가로채갔다.
A씨는 외국인노동자 대부분이 가족 초청 비자로 입국해 근로할 권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이를 빌미로 협박을 일삼기도 했다.
피해를 입은 외국인노동자만 200여 명으로 임금체불 규모는 약 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대회의는 “이주 노동자들은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노동을 하지 않으면 한국에서 체류할 수 없는데 생존을 위한 노동을 제도상 불허함으로써 부당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그들도 똑같은 사람이고 인권이 있다. 이주노동자의 약점을 악용해 체불을 악질적으로 일삼는 사업주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티즌들은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의 노동이 불법이면 하지 말아야지 그걸 빌미로 일을 시키면서 돈을 안 주다니", "종이돈은 진짜 너무했다"라며 분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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