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투자자 수가 지난해 기준 약 1400만 명을 넘어서면서 국민 4명 중 1명이 증시에 참여하는 상황이 됐다. 주식 시장의 대중화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시장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돈을 버는 제 1 원칙은 국내 주식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일부 투자자들은 주식 시장을 짜여진 판으로 간주하며 보이지 않는 검은 손의 개입을 의심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확대되는 주식 시장의 크기와 비례하여 증권 범죄가 심화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특히, 최근에는 거래 정지로 인해 큰 손해를 본 투자자들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대형 트럭을 운전하는 김동석 씨(가명)는 이차 전지 테마주인 K사의 주식이 돌연 거래 정지되면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그는 빚을 갚기 위해 야간 대리운전을 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미래를 위해 준비한 투자였는데, 가족에게도 말 못 할 비밀이 생겼다"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K사에 투자한 주주들은 약 25만 명에 달하며,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투자로 생계가 막막해졌다"는 호소를 하고 있다.
K사는 부산의 중견 화학기업으로, 2020년 이후 이차 전지 시장에 진출하며 주가가 급등했으나, 이후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공시들이 뒤집히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올해 3월에는 감사 의견 거절로 인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K사는 한때 코스닥 시가 총액 2위에 올랐으나 현재는 직원들의 임금 지급과 공장 건설 재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K사는 리튬 광산 개발을 통해 이차 전지 시장에 진입했으며, 2023년에는 몽골의 광산 개발 회사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해당 광산의 추정 가치는 118조 원에 이른다고 홍보했으나, 이후 발표된 매출액 전망은 90% 이상 하향 조정됐다. 몽골 현지에서는 사업 진행이 중단된 상태이며, K사가 체결한 지분 인수 양해각서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다. K사는 외국 기업과의 배터리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고 공시했으나, 실제 배터리 출하는 한 차례도 없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주가 조작 의혹에 휘말린 기업들도 있다.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재건 주로 분류되며 큰 주가 상승을 보였으나, 주가 조작 의혹에 휘말렸다. 또 다른 기업인 웰바이오텍도 유사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주가는 단기간에 3배 이상 상승했다. 이들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린 세력들은 전환사채 매도를 통해 약 400억 원의 시세 차익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회사를 운영했던 대표이사는 의혹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은 채 잠적한 상황이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한국 주식 시장에서 불공정 거래가 반복되는 이유로 미약한 처벌을 지적하고 있다. 과장된 정보와 유행 테마를 맹목적으로 좇는 투자 문화, 이를 악용한 시세 조종 세력, 느슨한 사후 처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 주식 시장이 불법 부정 거래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다고 믿어지는 이 상황을 완전히 역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6월 27일 금요일 오후 10시에 KBS 1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방송에서는 확대되는 주식 시장과 깊어지는 증권 범죄에 대한 심층적인 취재 결과가 공개된다.
[출처=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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