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이 문화가 되어가고 있는 '막장' 상황에서, 학교와 학생의 대응은 '묻어두기'에 불과했다.
미국의 대중문화 전문 잡지 '롤링스톤'은 최신호를 통해 미국 명문 학교로 꼽히는 버지니아 대학교의 성폭행 사건을 보도했다. 다른 성폭행 사건에 비해 이번 사건은 학생과 학교의 대처가 더욱 분노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2년 전 버지니아대의 한 여학생이 남학생 사교클럽 파티에 참석했다가 7명의 남학생에게 3시간 동안 집단으로 성폭행을 당하는 끔찍한 일을 겪었다. 그녀는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건물을 빠져나가는데 성공했다.
이 여학생이 방문했던 사교 클럽은 '파이 카파 프사이(Phi Kappa Psi)'라는 곳. 1852년 제퍼슨 칼리지에서 설립되어 미국 전역 대학에 지부를 두고 있다. 이를 미루어 봤을 때 성폭행 문화가 꽤 오래 전부터 있어왔음을 짐작하게 해주고 있다.
이 사건으로 피해 학생은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지만, 그녀의 친구들과 학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친구 중에 일부는 "평판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이 사실을 숨길 것을 제안했고, 학교의 성폭행 가해자 처벌 시스템은 빈약했다. 한 해 동안 버지니아대에서 일어난 성폭행 사건은 38건. 그 중 9건 만이 정식 고소 절차를 받았고, 대학 역사상 성폭행으로 제명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더욱 당황스러운 건 대학의 반응. 테레사 설리번 총장은 "학내 성폭행 문제를 개인에게 맡겨두느냐"는 질문에 "여성들이 출세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말했다. 심지어 피해 여학생의 학장은 그녀에게 "아무도 딸을 '성폭행 학교'에 보내고 싶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알려졌다.
결국, 비판 여론이 일자 버지니아대는 뒤늦게 사교클럽 활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하고 2년 전 일어났던 해당 성폭행 사건에 대해 경찰 조사를 요청했다. 안일한 대처 덕분에 이 학교는 미국 교육부와 경찰 조사까지 덤으로 받게 됐다.
[사진 ⓒ GingerbreadxCof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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