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택배 송장에 찍힌 별이나 하트 표시에는 CJ대한통운과 택배노조 사이의 갈등이 담겨있었다.
노조 측은 "본사가 물건을 빼돌려 직영 기사에게 일임하기 위해 송장에 별이나 하트로 표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김해, 창원, 울산 등 영남권 지역 노조 조합원들은 분류작업에 대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하루 경고 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하루에 최대 7시간 걸리는 분류작업이 '공짜 노동'으로 치부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본사는 택배기사의 본래의 고유 업무라는 입장이다.
노조 소속 기사들이 업무를 중단하면서 터미널에 물건이 쌓이자 CJ대한통운은 노조 소속 기사가 맡은 구역의 물건을 직영 기사에게 맡겼다.
문제는 하루면 끝날 줄 알았던 이 상황이 벌써 보름이 넘게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파업을 하루 만에 끝내고 지난 1일 복귀했지만 본사가 여전히 물건을 빼돌려 직영 기사에게 일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장에 별표 2개나 하트가 찍혀있는 것도 노조 소속 기사의 물건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위해 표시했다는 것.
이렇게 표시가 있는 택배는 대체 터미널로 한 번 옮겨지고,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직영기사가 배송을 맡는다.
여기에 노조기사가 자신의 물건을 찾으려 직영기사와 실랑이를 벌이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경남, 울산, 경기 일부 지역에 택배 배송이 늦어지고 있다.
노조 측은 하루 평균 300여 개에 달하던 택배물량이 10개 안팎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건당 수수료로 임금이 채워지다보니 개당 700원~800원이면, 하루에 기껏해야 7천원 정도 버는 셈이다. 심각하면 2~3천원이 하루 벌이 전부일 때도 있다.
노조 소속 기사들은 "배송 전 분류 작업하느라 하루 14시간씩 근무하고 있다"며 "분류작업을 노동시간에 포함시켜달라"고 말했다.
반면 CJ대한통운은 분류작업비가 이미 배송수수료에 포함돼 있다고 말한다.
CJ대한통운 측은 "노조가 말한 분류작업은 사실상 자기 물건을 가져가는 '상품 인수'에 해당한다"며 "이미 이 부분에 대해선 추가 업무가 아니라는 법원 판결이 나온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또 '물량 빼돌리기'라는 주장에 대해선 "택배기사들이 터미널에 복귀했다고 하지만 분류작업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나 판매업체 등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배송이 가능하도록 조치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노조와 본사 모두 빠른 정상화를 꿈꾸고 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갈등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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