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 발생한 규모 4.9 지진에 제주섬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19분쯤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3.09도, 동경 126.16도, 지진 발생 깊이는 2.4㎞다.
규모 4 지진의 경우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느끼고 밤에는 잠에서 깨기도 하며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린다. 규모 5 지진의 경우에도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 창분 등이 깨지기도 하고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진다.
실제 지진이 발생하자마자 서귀포시는 물론, 제주 전역에 크고 작은 진동이 발생했다. 기상청도 지진정보 발표 시 "제주도민은 큰 진동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을 정도다.
서귀포시에 있는 제주컨벤션센터 일대에서는 실내 면세점 등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밖으로 뛰쳐 나왔다. 관광객과 직원들은 흔들림을 느꼈는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서귀포시에 있는 한 학원에서도 수업 중 건물이 흔들려 교사들과 학생들이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서귀포시 중문동에 사는 A씨(55)는 "길을 걷다가 순간적인 흔들림이 느껴지면서 앞으로 고꾸라져 손바닥과 무릎을 다쳤다"며 "제주에 평생 살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제주시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제주시 연동의 한 빌라에 사는 B씨(30)는 "방 안에서 자고 있었는데 땅 밑에 뭔가 지나가는 듯 '우구구구' 하는 소리와 함께 흔들림이 느껴져 깼다. 이후에 바로 재난문자가 왔다"며 "집이 무너지는 줄 알고 무서웠다"고 했다.
제주시 일도2동에 거주하는 B씨는 "안방 창문이 갑자기 엄청 큰 소리로 진동해 깜짝 놀랐다. 직접 지진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창문이 흔들리는 소리는 한 10초 가량 진행된 것 같다"고 했다.
제주시에 사는 시민 C씨도 "차량 시동을 켰는데 차량 아래 진동이 심하길래 차에 문제가 있나 싶어 시동을 꺼봤을 정도"라며 "시동을 끄자마자 지진 재난문자가 들어와 깜짝 놀랐다"고 당황스러워했다.
이상현상에 대한 목격담도 이어지고 있다.
비교적 진원지에서 가까운 서귀포 대포동 주상절리 인근에서는 지진을 느낀 꿩들이 울부짖으며 이상반응을 보였고, 제주시 오라2동에서는 까마귀떼들이 일제히 날아오르는 장면이 목격됐다.
이 밖에 지역 온라인 카페에서도 지진 감지글이 시시각각 공유되고 있다. 대부분 시민들은 집과 카페, 도로 등에서 직접적인 흔들림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현재까지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는 모두 89건의 신고가 접수된 상태다.
[사진] 뉴스1,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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