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왜 갑자기 제동을 걸었던 것일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와대를 용산으로 옮기겠다고 선언했지만 불과 하루 만에 문재인 대통령이 제동을 걸었다. 윤석열 당선인은 취임일부터 용산 집무실에서 업무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청와대 측에서 이에 대해 반대를 하는 만큼 향후 용산 이전은 다시 미궁으로 빠지게 된 것.

얼마 전 윤석열 당선인은 기자회견을 열어 "용산 국방부와 합참 구역은 국가 안보 지휘 시설 등이 구비되어 있어 청와대를 시민들께 완벽하게 돌려드릴 수 있고 경호 조치에 수반되는 시민들의 불편도 거의 없다"라고 집무실을 이전하겠다고 선언했다. 따라서 윤석열 당선인은 취임 이후 국방부 청사에서 업무를 볼 예정이었다.
그 전까지 청와대는 이 부분에 대해 별다른 말이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기류가 바뀌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확대 장관회의 이후 "새 정부 출범까지 얼마 남지 않은 촉박한 시일에 국방부·합참·대통령비서실 등 보좌기구와 경호처 등을 이전한다는 계획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라고 밝혔다. 공개적으로 윤석열 당선인의 계획에 반대를 표명한 것. 문재인 대통령 또한 이 부분에 대해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별 말 없던 문재인 대통령은 갑자기 반대를 했을까?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복합적인 원인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소통이 없다는 것.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은 용산 이전에 있어서 현재 군 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과 소통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당선인 측은 집무실 이전 계획을 공개한 뒤 정부에 예비비 편성 등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등이 이전해야 하는데 군 통수권자인 본인을 '패싱'했다는 점에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윤석열 당선인 측이 집무실 용산 이전을 추진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부분도 있다. 과거 청와대 측은 윤석열 당선인 측에서 현재의 청와대 구조가 문재인 대통령의 '불통'을 낳았기 때문에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겠다고 하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윤석열 당선인이 계속해서 문재인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는 점도 꼽힌다. 윤석열 당선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말기에 주요 공기관장에 대한 인사권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등 대통령 권한을 행사하지 말라고 압박해왔다. 여기에 최근 추진되고 있는 회동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배석자 없이 만나 의제에 구애받지 않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윤석열 당선인 측이 '회동 의제'라면서 요구사항을 사전 공개한 것도 권한 침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이번 용산 이전 추진이 무산되면서 한 차례 연기됐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회동도 빠르게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신구 권력 충돌'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만일 극적으로 성사되더라도 덕담 수준을 나누는 정도에서 그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오펀 (www.ohfun.net)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ohfu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