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아 다큐멘터리 영화 <리셋>이 4월 30일 개봉했다. 배민 감독이 연출하고 CACTUS PICTURES가 제작한 이 작품은 ㈜빅브라더스가 배급하며 예술영화로도 인정받았다. 러닝타임은 90분이며, 12세 이상 관람가다.
<리셋>은 세월호 참사의 본질적인 질문을 집요하게 탐구하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단순한 원인 분석이나 음모론적 접근을 배제하고 "왜 아무도 구하지 않았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에 집중한다. 선체 복원력의 취약성, 초기 대응 과정의 문제점, 탈출한 선원들의 행적 등 사건의 여러 조각들을 차례로 되짚으며 참사의 본질에 다가간다. 감독 배민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기록한 장면들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해답을 찾지 못한 질문들을 관객에게 생생히 전달한다.
또한 영화는 세월호 참사를 단순 사고 이상의 사회적 은유로 바라본다. 국가 재난 대응 실패와 그에 따른 침묵, 은폐, 방관, 회피 현상은 당시 상황만이 아니라 현재 한국 사회 구조와 문화 전반에 내재된 문제를 드러낸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영화 속 유가족 발언인 “죽은 사람은 있어도, 죽인 사람은 없다”는 냉정한 현실 인식을 통해 관객에게 우리 사회가 얼마나 변했는지 자문하도록 한다.
특히 <리셋>에서는 유가족들의 시선이 중심축 역할을 한다. 문지성 학생 아버지 문종택 씨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참사 이후 현장을 기록해온 영상들이 포함됐다. 이들은 유튜브 채널 운영 등을 통해 단순 추모를 넘어 기억과 진실 규명을 위한 저항의 기록을 남겨왔다. 이러한 유가족들의 목소리는 영화 전반에 걸쳐 고통과 슬픔 속에서도 일상을 이어가는 용기와 삶의 흔적을 담아내며 관객이 참사를 겪은 이들의 시간 속으로 깊게 들어갈 수 있게 한다.
<리셋>은 국내외 여러 영화제에서 인정받았다. 2025년 런던 프레임 국제 영화제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그랑프리를 비롯해 2024년 비욘드 보더즈 카스텔로리조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공식 초청, 일본 카미나리 영화제 베스트 다큐상 수상, 마드리드 독립 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수상 등 다양한 상과 초청 기록을 갖고 있다.
영화는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희생자들이 겪었던 두려움과 남겨진 유가족들의 분투 및 분노를 담았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실과 우리 사회에 여전히 존재하는 침묵과 은폐 문제에도 집중한다. 이를 통해 과거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되는 기억과 진실 규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다시 시작’을 위한 리셋의 의미를 부여한다.
관람 문의는 하이라이트(070-7755-9424)를 통해 가능하다.
ⓒ오펀 (www.ohfun.net)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ohfun.net